왜 나는 블로그에서 웹 폰트를 제거했을까?

언제부턴가 어떤 사이트, 어떤 플랫폼이던 자체적인 폰트를 탑재하는 것은 기기를 구분하지 않고 최근 디자인을 신경쓰는 사이트라면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저도 당연히 대부분의 사이트에 웹 폰트를 함께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항상 퍼포먼스에 관심이 많았던 저는, 웹 폰트 최적화에 관련해서 찾아보기도 했었죠.

그런 제가 왜 개인 블로그에는 웹 폰트를 제공하지 않을까요?

속도

웹 폰트는 이미지와 함께 웹 페이지의 용량을 증가시키는 원인입니다. 최근에는 압축 기술(woff2) 등의 등장으로 웹 폰트의 용량이 작아졌고, 그에 따라서 웹 폰트 이용 열풍에 더욱 더 불이 붙은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영문 웹 폰트의 경우에는 한글처럼 많지 않고, 압축 기술과 Google Fonts의 최적화 기술까지 함께 더해진다면 웹 폰트가 차지하는 비중 (용량)은 굉장히 작습니다. 하지만 한국어의 경우에는 다릅니다. 한글은 글자 별로 글리프가 존재하기 때문에, 한글의 모든 글자를 포함하는 경우에는 압축을 하더라도 큰 비율을 차지하게 됩니다. 이것은 글리프의 수가 다른 언어에 비해 많은 한국어의 특성이고, 그에 따라서 용량 최적화 기술도 많이 제시되고 있긴 합니다.

가독성

블로그는 글이 중요합니다. 글이 중요하다는 것은 가독성이 높아야 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대부분의 운영체제나 제조사들은 기기에서 제일 가독성이 높은 폰트를 기본 폰트로 탑재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굳이 제가 예쁜 웹 폰트를 탑재하지 않아도, 어느 기기에서나 기본적인 가독성은 보장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결론은?

제 생각을 간단하게 풀어보자면, 블로그에 접속하는 대부분의 방문자 분들은 구글 같은 검색엔진에서 검색을 통해 접속하신 분들입니다. 하지만 이런 분들은 을 보러 오신 것이지, 미려한 외관을 보려 오신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속도와 용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서 웹 폰트를 제거한 것이고, 이로 인해서 약간의 미려함이 제외되는 문제는 감수할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방문자 분들은 제 블로그에 정보를 얻으러 오신 것으로 가정하고요.

(+) 용량

웹 폰트를 제거하고 나니 이미지가 정말 수십개가 아닌 이상 왠만하면 빠르게 로딩되었고, 첫 로딩 시 대략 700KB 정도의 용량을 보여주었습니다.

© Dohyun Jung